Home Blog spine
Column August 8, 2026

허리 복대를 오래 차면 근육이 약해질까 · 요추 보조기 장기 착용에 관한 근거 검토

김지훈
김지훈
대표원장

허리 복대를 오래 차면 근육이 약해진다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35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4주 무작위대조시험은 체간 근력 약화도 근두께 감소도 확인하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는 만성 요통에서 복대를 권고하지 않으나 그 판단의 근거 확실성을 '매우 낮음'으로 기록했다. 척추관협착증에서는 보행거리 개선이 보고된다.

허리 복대를 오래 차면 근육이 약해지는가

허리 복대를 오래 차면 근육이 약해진다는 통념을 뒷받침하는 일관된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몇 년 단위의 장기 착용을 추적한 연구도 없어, 괜찮다고 단정할 근거 역시 없다.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복대를 차면 편한데, 계속 차면 허리 힘이 빠진다면서요?"

이 우려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오래 공유돼 왔다. 보조기가 근육의 일을 대신하니 근육이 쉬게 되고, 쉬면 약해진다는 논리다. 직관적으로 그럴듯하다. 그래서 복대를 처방하기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논리가 검증됐는지 여부다. 문헌을 찾아보면 예상과 다른 그림이 나온다.

근육이 약해진다는 근거는 실제로 있는가

요천추 보조기(허리부터 엉치까지 감싸는 복대)가 체간 근력 약화를 유발한다는 결정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35편의 연구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론이다(Azadinia et al., 2017).

이 리뷰는 건강한 사람과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보조기가 체간 근활성도, 근두께, 근력, 지구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전향적 연구들을 모아 분석했다.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근력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었고, 오히려 근력이 증가했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었다. 초음파로 근두께를 측정한 연구 중 복부 근육 두께와 다열근(허리뼈 뒤쪽 깊은 근육) 단면적이 감소했다고 보고한 것은 1편이었다.

같은 연구팀이 이후 무작위대조시험으로 이 질문을 직접 확인했다(Azadinia et al., 2019,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Medicine & Rehabilitation). 만성 비특이적 요통 환자 44명을 두 군으로 나눠 한 군만 복대를 착용시켰다. 하루 평균 7.21시간씩 4주간 착용한 뒤 초음파로 배가로근, 배속빗근, 허리 다열근의 두께를 측정했으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근육이 약해진다는 주장이 반증된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을 지지할 만한 일관된 근거가 아직 없다는 쪽에 가깝다. 이 차이는 환자에게 설명할 때 중요하다.

그런데 왜 진료지침은 복대를 권하지 않는가

주요 진료지침이 복대를 권고하지 않는 이유는 해롭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라,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도 2023년 지침에서 근거 확실성을 '매우 낮음'으로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만성 일차성 요통 지침에서 허리 보조기와 복대를 일상적 진료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WHO, 2023). 그런데 이 권고의 근거표를 열어 보면 이익과 위해를 판단한 근거의 전반적 확실성이 '매우 낮음(근거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 즉 "해롭다고 밝혀졌다"가 아니라 "판단할 자료가 없다"에 가깝다.

대상군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 지침은 원인 질환이 특정되지 않은 만성 일차성 요통을 다룬다. 척추관협착증처럼 영상으로 원인이 확인된 경우는 이 권고의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간극이 발생한다. 2022년 발표된 메타분석은 여러 무작위대조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음에도 진료지침이 이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제기했다(Gignoux et al., 2022). 이 연구는 1,581건의 문헌 중 기준을 충족한 4편의 무작위대조시험, 총 777명(복대군 378명, 대조군 348명)을 통합 분석했다.

결과는 복대군에서 기능장애가 더 크게 개선됐고(효과크기 −0.54, 95% 신뢰구간 −0.90~−0.17), 통증도 더 감소했다(−0.29, −0.46~−0.12). 다만 연구 수가 적어 급성·아급성·만성을 나눈 비교나 어떤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분석은 불가능했다.

즉 현재 상황은 "복대는 해롭다"가 아니라 "누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에 가깝다.

척추관협착증에서는 어떤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요추 보조기를 착용하면 걷는 거리가 늘었다는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보고돼 있다. 다만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한 시험이 없어, 온전히 보조기의 효과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신경인성 파행(걷다 보면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는 증상)이 있고 영상으로 퇴행성 협착증이 확인된 50세 이상 104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무작위대조시험이 대표적이다(Ammendolia et al., 2019, Spine Journal). 연구진은 걸을 때 요추 전만(허리가 앞으로 휘는 각도)을 줄이도록 설계한 시제품 협착증 벨트와 일반 요추 복대를 비교했다.

결과는 시제품 벨트가 일반 복대보다 낫지 않았다. 보행거리가 30% 이상 개선된 비율은 시제품 벨트군 62%, 일반 복대군 82%였다(상대위험도 0.7, 95% 신뢰구간 0.5~1.3, p=0.43). 주목할 점은 두 군 모두에서 보행거리가 늘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복대만으로 협착증을 관리하는 근거는 아직 없다. 15,200건을 선별해 44편의 무작위대조시험을 통합한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협착증에 의한 신경인성 파행에서 보행거리를 의미 있게 늘린 것은 도수치료와 운동을 교육과 함께 제공한 다면적 접근이었다고 보고했다(중등도 수준 근거, Ammendolia et al., 2022, BMJ Open). 이 리뷰에서 복대는 단독 치료 항목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협착증에서 복대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전은 자세와 관련이 있다. 허리를 펴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앞으로 굽히면 넓어진다.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굽히면 편해지고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힘든 이유다. 복대가 과도한 전만을 줄여주면 걷는 동안 신경이 눌리는 정도가 완화될 수 있다.

이 근거들의 한계는 무엇인가

이 근거들의 가장 큰 한계는 장기 착용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인용한 연구들은 4주 안팎의 단기 착용을 다루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몇 년째 착용 중인 경우가 많다.

대조군 설정의 문제. 협착증 무작위대조시험은 두 종류의 보조기를 비교했을 뿐,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대조군이 없다. 따라서 보행거리 개선이 보조기 효과인지, 시간 경과나 기대 효과에 의한 것인지 이 연구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측정 시점의 문제. 위 협착증 시험의 보행거리는 기준검사 후 1주 이내에 이뤄진 단회 보행검사로 측정됐다. 착용 당시의 즉각적 변화를 본 것이지, 몇 달간 착용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본 것이 아니다.

연구 대상군과의 차이. 인용한 메타분석과 세계보건기구 지침은 비특이적 요통 또는 만성 일차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70대 어르신은 대개 골다공증, 퇴행성 변화, 근감소증, 무릎 관절염을 함께 갖고 있다. 연구 대상군과 동일하지 않다.

결과지표의 한계. 근력 검사나 초음파 두께 측정에서 변화가 없다는 것이 일상생활 기능에서도 변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검사실에서 측정하는 최대 근력과 하루 종일 몸을 지탱하는 능력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첫째, 복대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근거상 복대를 찬다고 근육이 약해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복대를 차야 걸을 수 있는 분에게서 복대를 빼앗으면 활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

고령에서는 활동량 감소가 더 직접적인 위험 요인이다.

둘째, 진짜 문제는 복대만 하는 상태라고 본다. 복대를 착용하되 걷기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와, 복대에 의지해 활동을 줄이는 경우는 결과가 다르다. 협착증에서 보행거리를 늘린 근거가 도수치료와 운동을 함께한 접근에서 나왔다는 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셋째, 착용 목적을 확인한다. 통증이 있을 때, 오래 서 있을 때, 외출할 때처럼 상황에 맞춰 쓰는 것과 잠잘 때까지 습관적으로 종일 착용하는 것은 다르다. 후자의 경우 이유를 다시 묻는다. 벗으면 불안해서 못 벗는 상태라면 그 불안 자체가 다뤄야 할 문제다.

넷째, 복대로 덮이고 있는 신호가 없는지 본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복대를 차니 견딜 만해서 검사를 미루는 동안 놓치는 것이 생길 수 있다. 다리 저림이 심해지는 경우, 걷는 거리가 눈에 띄게 짧아지는 경우,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는 경우,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있는 경우, 넘어진 뒤 통증이 시작된 경우, 밤에 누워도 아픈 경우는 즉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에서 넘어진 뒤 시작된 허리 통증은 압박골절 가능성을 먼저 배제해야 한다.

다섯째, 협착증으로 진단된 경우 복대를 활용 가능한 도구로 본다. 보행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있고, 걷는 거리가 늘면 그 자체가 치료가 된다.

우리 병원의 프로토콜

당당한의원 대구수성점은 위 근거를 바탕으로 복대 착용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착용 상황과 척추 상태를 확인한 뒤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복대 착용 여부와 기간을 초진에서 확인한다. 언제부터, 하루 몇 시간, 어떤 상황에서 착용하는지를 묻는다. 벗었을 때 어떤 느낌인지도 함께 확인한다.

구조를 먼저 확인한다. 엑스바디 체형검사로 정렬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2층 영상의학과와 협진해 엑스레이·CT·MRI로 척추 상태를 확인한다. 협착증인지, 압박골절인지, 퇴행성 변화 수준인지에 따라 복대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영상 확인 없이 복대 착용의 적절성을 판단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복대를 대체할 근거를 만든다. 추나요법으로 정렬과 가동성을 다루고 침·약침으로 통증을 조절하면서, 복대에 의존하던 지지력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2026년 8월 기준 누적 추나치료 13,478회, 누적 내원 20,374명의 진료 경험을 통해 이 과정을 조정해 왔다.

활동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안내하지 않는다. 걷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걸을지를 함께 정한다.

신호가 보이면 검사를 우선한다. 앞서 언급한 신경학적 증상이나 골절 의심 소견이 있으면 치료보다 확인을 먼저 한다. 필요하면 협진이나 전원을 안내한다.

복대의 필요 여부와 치료 경과는 척추 상태, 골밀도, 근력, 동반 질환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



근거 정리표

저자·연도 연구 설계 대상 착용·추적 기간 주요 결과 근거 수준
Azadinia et al., 2017 체계적 문헌고찰 전향적 연구 35편 연구별 상이 (단기~중기) 요천추 보조기가 체간 근력 약화를 유발한다는 결정적 근거 없음. 근력 변화 없음 또는 증가 보고 혼재 중간~높음
Azadinia et al., 2019 무작위대조시험 만성 비특이적 요통 44명 하루 7.21시간 · 4주 배가로근·배속빗근·허리 다열근 두께 변화 없음 중간 (단일 소규모 시험)
Gignoux et al., 2022 RCT 메타분석 4편 777명 연구별 상이 비강성 복대군에서 기능장애 개선(효과크기 −0.54), 통증 감소(−0.29) 중간 (포함 연구 4편으로 적음)
WHO, 2023 진료지침 (GRADE) 만성 일차성 요통 성인 해당 없음 허리 보조기·복대를 일상적 진료에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 단 근거 확실성 '매우 낮음(근거 없음)' 지침 (근거 확실성 매우 낮음)
Ammendolia et al., 2019 이중맹검 RCT 50세 이상 협착증 104명 기준검사 후 1주 이내 단회 보행검사 두 보조기군 모두 보행거리 개선. 30% 이상 개선 비율 62% 대 82%, 군간 차이 없음(p=0.43) 높음 (단, 무착용 대조군 없음)
Ammendolia et al., 2022 체계적 문헌고찰 15,200건 선별 · RCT 44편 즉시~장기 협착증 신경인성 파행에서 도수치료·운동·교육의 다면적 접근이 보행거리를 유의하게 개선. 복대 단독 항목은 다루지 않음 중간


환자를 위한 요약

  1. 복대를 오래 차면 허리 근육이 약해진다는 말은 널리 퍼져 있지만, 연구들을 모아 살펴본 결과 이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2. 다만 몇 년씩 차는 경우를 오래 지켜본 연구가 부족해서, 괜찮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3. 중요한 것은 복대를 차느냐가 아니라, 차면서 걷고 움직이느냐입니다.
  4. 척추관협착증으로 걷다가 다리가 저린 분은 복대가 걷는 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걷는 거리가 갑자기 줄거나, 넘어진 뒤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복대로 버티지 마시고 확인부터 받으십시오.

참고문헌

  1. Azadinia F, Ebrahimi Takamjani E, Kamyab M, Parnianpour M, Cholewicki J, Maroufi N. Can lumbosacral orthoses cause trunk muscle weakness? A systematic review of literature. The Spine Journal. 2017;17(4):589-602. doi:10.1016/j.spinee.2016.12.005. PMID: 27988341

  2. Azadinia F, Ebrahimi Takamjani I, Kamyab M, Kalbassi G, Sarrafzadeh J, Parnianpour M. The effect of lumbosacral orthosis on the thickness of deep trunk muscles using ultrasound imaging: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in patients with chronic low back pain.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Medicine & Rehabilitation. 2019;98(7):536-544. doi:10.1097/PHM.0000000000001135. PMID: 30652982

  3. Gignoux P, Lanhers C, Dutheil F, Boutevillain L, Pereira B, Coudeyre E. Non-rigid lumbar supports for the management of non-specific low back pain: A literature review and meta-analysis. Annals of Physical and Rehabilitation Medicine. 2022;65(1):101406. doi:10.1016/j.rehab.2020.05.010. PMID: 32561503

  4.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guideline for non-surgical management of chronic primary low back pain in adults in primary and community care setting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3. ISBN 978-92-4-008178-9. (Web Annex D.B8: Assistive products — lumbar braces, belts and/or supports)

  5. Ammendolia C, Rampersaud YR, Southerst D, Ahmed A, Schneider M, Hawker G, Bombardier C, Côté P. Effect of a prototype lumbar spinal stenosis belt versus a lumbar support on walking capacity in lumbar spinal stenosi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The Spine Journal. 2019;19(3):386-394. doi:10.1016/j.spinee.2018.07.012. PMID: 30053521

  6. Ammendolia C, Hofkirchner C, Plener J, Bussières A, Schneider MJ, Young JJ, Furlan AD, Stuber K, Ahmed A, Cancelliere C, Adeboyejo A, Ornelas J. Non-operative treatment for lumbar spinal stenosis with neurogenic claudication: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BMJ Open. 2022;12(1):e057724. doi:10.1136/bmjopen-2021-057724. PMID: 35046008

Need Consultation?

Get personalized treatment.

김지훈

김지훈 대표원장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계속 불편하신 분들을 봅니다. 배를 눌러 보는 복진과 혀를 살피는 설진, 맥을 짚는 맥진으로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확인한 것을 숫자로 남겨 다음 진료 때 비교합니다. 통증은 아픈 자리만 보지 않습니다. 발이 땅을 딛는 방식과 턱의 균형, 걸음걸이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치료 방향을 설명드릴 때는 어느 학술지의 어떤 연구인지 함께 말씀드립니다. 확인하실 수 있어야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More Inf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