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수면제를 반으로 줄여본 밤, 왜 더 못 잤을까요
목차
그 밤의 이름은 「반동 불면」입니다
30초 핵심요약
- 수면제를 갑자기 줄이거나 끊은 밤에 평소보다 더 못 자는 것을 반동 불면이라고 합니다. 몸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예측된 반응입니다.
- 수면제는 뇌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보조장치입니다. 오래 쓰면 뇌가 그 보조에 적응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힘이 약해집니다.
- 그 밤을 겪으면 「약 없으면 못 잔다」는 믿음이 굳어지고, 다시 먹고, 또 갑자기 끊어보고. 이 고리 어디에도 몸이 나아지는 단계가 없습니다.
- 미국수면학회는 수면제를 2~4주 단기로 권장하지만, 실제로는 불면증 환자의 65%가 1년 이상, 그중 30%는 5년 이상 복용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끊는 데 방법이 필요한 약이라는 뜻입니다.
- 줄이는 일은 반드시 처방하신 곳과 상의해 정하셔야 합니다. 오늘 밤 갑자기 끊는 것만은 하지 마십시오.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 "오늘은 반 알만 먹어볼까 하다가 밤을 꼬박 샜습니다."
- "역시 나는 약 없이는 못 자는 몸인가 봐요."
- "같은 양으로는 이제 잘 안 들어요."
- "언젠가는 끊어야 할 텐데 엄두가 안 납니다."
그 밤의 정체
수면제를 드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 번쯤 시도해 봅니다. 오늘은 반 알만 먹어볼까. 아니면 아예 안 먹고 버텨볼까.
그리고 그날 밤, 평소보다 훨씬 심하게 뜬눈으로 밤을 새웁니다. 다음 날 아침 내리는 결론은 이것입니다. 역시 나는 약 없이는 못 자는 몸이구나.
그 밤은 몸이 고장 났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약이 갑자기 빠질 때 나타나는, 예측된 반응입니다.
왜 더 못 자게 되는가
불면증 치료 전문서들은 이것을 반동 불면이라고 부릅니다. 수면제를 갑자기 끊으면 약을 먹기 전에 겪던 불면보다 더 심한 불면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수면제는 뇌에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신호를 세게 밟아주는 보조장치입니다. 그런데 오래 쓰면 뇌가 그 보조에 적응합니다. 같은 효과를 내려면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지고, 보조 없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힘은 약해집니다.
그 상태에서 보조장치를 하루아침에 빼버리면, 브레이크가 유난히 안 듣는 밤이 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밤을 겪은 분은 약 없으면 못 잔다는 믿음이 굳어지고, 약을 다시 먹고, 시간이 지나 내성이 생기면 양을 늘리거나 약을 바꾸고, 그러다 불안해져 어느 날 또 갑자기 끊어보고, 또 반동의 밤을 만납니다.
이 고리의 어느 지점에도 몸이 나아지는 단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숫자가 있습니다.
미국수면학회는 수면제 복용을 2~4주 정도의 단기로 권장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불면증 환자의 65%가 1년 이상, 그중 30%는 5년 이상 복용한다는 보고가 전문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권장과 현실 사이의 이 간격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의지가 약해서 못 끊는 것이 아니라, 끊는 데에 방법이 필요한 약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수면제가 나쁜 약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기간의 수면제는 효과적인 치료이고, 약물 치료가 더 맞는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약 자체가 아니라 계획 없이 길어지는 복용과 계획 없이 시도되는 중단입니다.
줄이려면 지켜야 할 세 가지
첫째, 혼자 결정하지 않습니다. 감량은 반드시 처방한 의사와 상담하고 동의를 얻은 뒤에 시작해야 합니다. 전문서들은 다른 무엇보다 이 조건을 먼저 답니다. 약의 종류에 따라 갑자기 줄이면 위험한 경우가 있고,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나은 상태도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꺼번에가 아니라 서서히 갑니다. 몇 주 간격을 두고 조금씩 줄여가는 방식이 표준입니다. 반동의 파도를 작게 쪼개서 넘는 원리입니다.
셋째, 줄이는 동안 잠의 실력을 키우는 치료를 병행합니다. 약만 빼면 반동과 불안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약이 하던 일, 곧 밤에 각성을 끄는 일을 몸이 스스로 하게 만드는 훈련이 같이 가야 줄인 자리가 잠으로 채워집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침대 재훈련이 바로 그 역할입니다.
저희가 맡는 자리는 세 번째입니다
먼저 지금의 약과 잠을 파악합니다. 드시는 약의 이름과 기간, 1~2주 수면 일지로 잠의 실제 모양을 확인하고, 혈액·뇌파·체성분검사와 복진·맥진으로 각성이 꺼지지 않는 몸의 이유를 찾습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가 가능한 기관 안내가 먼저입니다.
다음으로 약이 하던 일을 몸이 하도록 만듭니다. 침·약침으로 낮 동안 쌓인 긴장을 다루고, 검사 결과에 맞는 한약으로 무너진 리듬을 회복시키면서, 침대 재훈련을 생활에 맞게 함께 설계합니다. 이 단계 동안 드시던 약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저희가 임의로 끊게 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불면을 어떤 순서로 보는지는 진료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숫자를 들고 상의하시게 합니다. 수면 일지의 비율이 올라가고 약 없이도 각성이 꺼지는 밤이 확인되면, 그 기록을 가지고 처방받으신 곳과 감량을 상의하시도록 안내합니다. 감량의 결정과 속도는 처방한 의료기관의 몫이고, 저희 몫은 그 결정이 가능해지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근거 없이 치료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지 말아야 할 것 하나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눕는 밤. 약통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도 불안하지 않은 저녁.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그 상태입니다.
거기까지 가는 속도는 복용 기간과 약의 종류, 잠의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다만 오늘 하지 말아야 할 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오늘 밤 갑자기 끊는 것.
대신 오늘은 이것만 해보십시오. 드시는 약의 이름과 언제부터 드셨는지를 적어보는 것. 그 메모와 함께 오시면 약 없이도 잘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계획을 같이 세워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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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 나가는 과정을 저희가 어떻게 보는지는 수면제를 줄여 나갈 수 있나요?에, 자다 깨는 불면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는 원장 칼럼 자다 깨는 것도 불면증입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