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우면 몸이 후끈해서 잠이 안 온다면, 몸이 식지 않아서일 수 있습니다
목차
이불을 덮으면 덥고 걷으면 서늘해서 뒤척이신다면
30초 핵심요약
- 몸속 온도는 하루 동안 오르내리고, 잠들 무렵 내려가는 흐름이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가 됩니다.
- 몸은 그 열을 손과 발로 내보냅니다. 얼굴은 덥고 손발은 차다면 열이 빠질 창문이 닫혀 있는 셈입니다.
- 연구 17편을 모은 분석에서, 잠자기 1
2시간 전 4042.5도 물로 10분만 씻어도 잠드는 시간이 줄고 잠의 질이 좋아졌습니다. - 온수매트는 잠들 때까지만, 이불은 얇게 여러 겹, 늦은 밤 운동·과식·술은 줄입니다.
- 밤마다 잠옷이 젖을 만큼 땀이 나며 열이 나거나 살이 빠진다면 내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 "하루 종일 피곤했는데 누우면 잠이 안 와요."
- "에어컨을 켜면 춥고 온수매트를 켜면 더워요."
- "얼굴은 화끈거리는데 발은 차요."
- "이불을 덮었다 걷었다 하다 보면 한 시간이 가요."
하루 종일 피곤했는데, 막상 누우면 잠이 안 옵니다.
이불을 덮으면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걷어 내면 금방 서늘합니다. 온수매트를 켜면 덥고, 끄면 춥습니다. 얼굴은 화끈거리는데 발은 차갑습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께 진료실에서 자주 드리는 설명이 있습니다. 잠이 들려면 몸이 조금 식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잠과 체온은 무슨 상관이 있나요?
몸속 깊은 곳의 온도는 하루 종일 같지 않습니다. 생체시계를 연구한 학자들은 체온이 잠과 깸처럼 대략 24시간 주기로 오르내린다는 걸 오래전에 확인했습니다.
낮에는 조금 높게 유지되다가, 밤이 되어 잠들 무렵이면 서서히 내려갑니다. 이 내려가는 흐름이 몸에게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가 됩니다. 잠든 동안에는 낮은 온도가 이어지다가, 아침이 다가오면 다시 올라가며 깨어날 준비를 합니다.
몸은 열을 어디로 내보내나요?
손과 발입니다.
잠들 무렵이면 손바닥과 발바닥의 혈관이 넓어지면서 몸 안의 열이 손발을 통해 빠져나갑니다. 손발은 몸의 열을 내보내는 창문인 셈입니다. 졸린 아이를 안아 보면 손발이 따뜻해져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창문이 열려야 집 안 열기가 빠지듯, 손발로 열이 잘 빠져야 몸속 온도가 내려가고 잠이 옵니다.
거꾸로 얼굴과 몸통은 덥고 답답한데 손발은 차갑다면, 열이 빠질 창문이 닫혀 있는 겁니다. 진료실에서 「에어컨을 켜면 춥고 온수매트를 켜면 덥다」, 「얼굴은 덥고 손발은 차다」고 하시는 분 가운데 잠들기 어려워하는 분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몸이 열을 고르게 나누고 내보내는 조절이 잘 안 되고 있는 겁니다.
따뜻하게 씻으면 오히려 더 덥지 않나요?
거꾸로 들리지만, 따뜻한 물이 몸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기 전 따뜻한 샤워나 목욕이 잠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 17편을 모아 분석한 결과가 있습니다.
- 잠자기 1~2시간 전에
- 40~42.5도 정도의 물로
- 10분 정도만 씻어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었고, 스스로 느끼는 잠의 질과 잠의 효율도 좋아졌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데우면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피가 몰리면서 창문이 활짝 열립니다. 씻고 나온 뒤 한두 시간 동안 그 창문으로 열이 빠져나가면서 몸속 온도가 평소보다 더 잘 내려가고, 그 흐름을 타고 잠이 옵니다.
그래서 시간이 중요합니다. 자기 직전에 뜨겁게 씻으면 아직 몸이 데워진 채로 눕게 됩니다. 잠들기 1~2시간 전이 좋습니다.
오늘 밤부터 무엇을 해 볼까요?
첫째,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 따뜻하게 씻으세요. 뜨겁다기보다 따끈한 정도로,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반신욕이나 족욕도 손발을 데워 같은 원리로 도울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이 있거나 심장·혈압 질환이 있으면 너무 뜨거운 물과 오래 담그는 건 피하시고,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세요.
둘째, 온수매트와 전기장판은 잠들 때까지만 켜 두세요. 겨울이면 매트를 높은 온도로 밤새 켜 두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몸은 잠든 뒤에도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깊이 잡니다. 미리 이불 속을 데워 두었다가 누울 때는 온도를 낮추거나, 타이머로 잠든 뒤 꺼지게 해 보세요.
셋째, 이불과 잠옷은 가볍게. 두꺼운 이불 한 장을 목까지 덮기보다, 얇은 이불을 여러 겹으로 두고 더우면 한 겹 걷어 내세요. 침실은 덥게 느껴지는 것보다 서늘하다 싶은 편이 낫습니다.
넷째, 늦은 밤에는 몸을 데우는 일을 줄이세요. 잠들기 직전의 격한 운동, 늦은 시간의 과식이나 술은 몸에 열을 내 체온이 내려가는 흐름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되도록 저녁 이른 시간에 마치세요.
이런 경우는 다른 확인이 먼저입니다
- 밤에 열이 확 오르며 땀이 나 깨는 일이 되풀이되는 중년 여성이라면 갱년기 열감일 수 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잠을 설치는데 나이 탓인가요?에 따로 적었습니다.
- 잠옷이 흠뻑 젖을 만큼 밤에 땀이 나면서 열이 나거나,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진다면 잠의 문제로 보기 전에 내과 진료를 먼저 받으세요.
- 코골이가 심하고 자다가 숨이 멎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면 수면무호흡 검사가 먼저입니다.
저희는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째, 잠의 모양과 몸의 온도 반응을 함께 봅니다. 1~2주 수면 일지로 잠드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자다가 얼마나 깨는지 확인합니다. 손발이 찬지, 얼굴로 열이 오르는지, 땀은 어떤지 자세히 여쭙고, 혈액검사로 갑상선 기능처럼 체온과 잠에 영향을 주는 몸 상태를 확인합니다. 복진·맥진으로 긴장된 상태도 살핍니다.
둘째, 몸의 조절을 돕고 잠자리 습관을 고칩니다. 침·약침으로 쌓인 긴장을 풀고, 검사 결과와 체질에 맞는 한약으로 열이 고르게 돌고 빠지도록 몸의 조절을 돕습니다. 여기에 씻는 시간, 매트 온도, 이불 같은 생활 처방과 침대 재훈련을 함께 짭니다. 침대 재훈련은 잠이 안 오면 침대에서 나오십시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셋째, 수면 일지로 확인합니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지, 덥고 추워서 깨는 일이 줄어드는지 기록으로 함께 봅니다. 근거 없이 치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달라집니다
이불을 걷었다 덮었다 하지 않고 그대로 잠드는 밤. 온수매트 온도를 몇 번이고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겨울밤.
저희가 목표로 하는 건 그겁니다.
잠이 돌아오는 속도는 불면이 이어진 기간과 몸 상태, 생활 여건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늘의 결론
잠이 들려면 몸이 식어야 하고, 몸은 손발로 열을 내보냅니다. 자기 1~2시간 전에 따뜻하게 씻어 그 창문을 열어 주세요.
오늘 밤 해 보실 일은 두 가지입니다.
-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10분 씻어 보세요.
- 일주일 동안 누워서 잠들 때까지 대략 몇 분 걸렸는지, 덥거나 추워서 깬 적이 있는지 한 줄씩 적어 보세요. 씻은 날과 안 씻은 날을 견줘 보셔도 좋습니다.
그 기록이 내 잠의 첫 지도가 됩니다. 평일 저녁 8시 반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합니다.
불면증 치료의 근거는 원장 칼럼 자다 깨는 것도 불면증입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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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Haghayegh S, Khoshnevis S, Smolensky MH, Diller KR, Castriotta RJ. Before-bedtime passive body heating by warm shower or bath to improve sleep: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leep Med Rev. 2019;46:124-135. doi:10.1016/j.smrv.2019.04.008. PMID: 31102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