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에 깬다」는 말씀을 들으면 무엇부터 보나요?
아래는 여러 분의 진료를 하나로 합쳐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특정한 한
분의 이야기가 아니고,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모두 덜어 냈습니다.
어떤 상태로 오시나요?
잠드는 것은 되는데 새벽 두세 시쯤 어김없이 깨고, 그 뒤로 다시
잠들기까지 오래 걸린다고 하십니다. 시각이 거의 일정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개 잠 이야기만 하러 오시지 않습니다. 목과 어깨가 늘 뭉쳐 있고, 속이 더부룩하고,
낮에 피곤하다는 말씀이 함께 나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허리나 목 때문에 오셨다가
여쭈어보고 잠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 매번 같은 시각인가요?
잠자는 동안 몸이 스스로 체온과 혈당을 조절하는데, 그 조절이 빠듯한
분은 특정 구간에서 몸이 비상 신호를 보내 깨우는 것으로 봅니다.
낮에 계속 긴장해 있으면 밤에도 그 상태가 이어집니다. 불을 켜 놓고 자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립니다. 깊은 잠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에 몸이 계속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무엇 때문에 못 자시나」보다 「밤에 몸이 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습니다.
무엇을 보나요?
맥과 혀를 보고, 배를 눌러 봅니다. 그리고 목과 어깨가 얼마나
굳어 있는지, 낮에 어떻게 지내시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배를 눌렀을 때 명치나 옆구리가 단단하고 아픈 분이 많습니다. 몸이 오래 긴장해
있으면 그 자리가 먼저 굳습니다.
드시는 약도 반드시 확인합니다.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드시고 계신 분이 적지
않은데, 그것을 끊자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진료하나요?
굳은 목과 어깨를 풀어 머리 쪽 긴장을 줄이고, 몸이 밤에 내려앉을
수 있도록 한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속이 불편한 분은 속부터 편하게 해 드립니다. 위장이 계속
일하고 있으면 잠이 얕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 잠 쪽으로 방향을 옮깁니다.
이 순서를 미리 말씀드립니다. 첫 처방이 잠을 재우는 약이 아니어서 「왜 잠 약이
아닌가」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깨는 횟수부터 줄어드는 분이 많고, 깬 뒤 다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그다음입니다. 잠드는 시간 자체는 늦게 바뀝니다.
그래서 저희는 「몇 시에 잠들었는가」보다 「몇 번 깼는가」를 기준으로 경과를
봅니다. 이쪽이 먼저 움직입니다.
변화가 없는 분도 계십니다. 몇 차례 보아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수면다원검사처럼
다른 확인을 권해 드립니다.
이 판단의 한계는 무엇인가요?
새벽에 깨는 데에는 수면무호흡, 우울증, 드시는 약처럼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저희가 보는 것은 그중 한 갈래입니다.
덧붙입니다. 코를 심하게 고시거나 자다가 숨이 멎는다는 말을 들으신 적이 있으면
그쪽 검사가 먼저입니다.
같은 증상이신 분께
- 매번 비슷한 시각에 깨는 것은 흔한 모양입니다.
- 잠만 따로 보지 않고 속·목어깨·낮의 긴장을 함께 봅니다.
- 속이 불편하시면 속부터 다룹니다 — 첫 처방이 잠 약이 아닐 수 있습니다.
- 「몇 시에 잠들었나」보다 「몇 번 깼나」가 먼저 움직입니다.
- 코를 심하게 고신다면 수면무호흡 검사가 먼저입니다.
원인이 여럿이라 같은 진료에도 경과가 분마다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