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불편하신데 두통과 피로가 함께 올 때
아래는 여러 분의 진료를 하나로 합쳐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특정한 한
분의 이야기가 아니고,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모두 덜어 냈습니다.
어떤 상태로 오시나요?
먹을 때마다 메스껍고, 오후가 되면 관자놀이에서 뒤통수로 뻗치는
통증이 올라온다고 하십니다. 잠은 충분히 주무셨다는데도 아침부터 이미 지쳐 계십니다.
속 때문에 오시는 분도 있고, 머리 때문에 오셨다가 여쭈어보니 속 이야기가 나오는
분도 있습니다. 목에서 어깨까지 결린다는 말씀이 대개 함께 붙습니다.
왜 속과 머리가 같이 힘든가요?
숨을 쉴 때 쓰는 가로막이 오래 긴장하면 그 바로 아래 있는 위장의
윗부분까지 움직임이 눌립니다. 같은 긴장이 목과 어깨로 이어지면 머리 쪽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가로막을 의학에서는 횡격막이라고 합니다.
몸이 계속 켜져 있는 상태라고 말씀드립니다. 시동을 끄지 못한 엔진과 비슷합니다.
쉬어야 할 때에도 몸이 계속 일하고 있으면, 먼저 밀려나는 것이 소화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잘못 드셨나」보다 「몸이 왜 쉬지 못하고 있나」를 먼저 찾습니다.
무엇을 보나요?
배를 눌러 봅니다. 명치 위쪽이 얼마나 단단한지, 손이 어디까지
들어가는지를 봅니다. 맥과 혀도 함께 봅니다.
가로막을 살리려면 배를 어느 정도 눌러 들어가야 하는데, 윗배가 굳어 있는 분은
손이 깊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소견입니다.
주무시는 시간과 낮에 어떻게 지내시는지도 함께 여쭙니다. 잠이 얕으면 밤에도
몸이 켜져 있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진료하나요?
굳은 목과 갈비 아래를 손으로 풀어 숨이 깊게 들어가도록 하고,
위장으로 가는 순환을 돕는 처방을 함께 씁니다.
추나와 침으로 목 주변과 윗배의 긴장을 낮춥니다. 한약은 위장의 움직임을 되살리는
쪽과 지나치게 올라가 있는 긴장을 가라앉히는 쪽을 같이 봅니다.
밤에 잘 쉬시는 것도 진료의 일부로 봅니다. 자는 동안 몸이 정리하는 몫이 있어서,
그 시간이 짧으면 낮에 무엇을 해도 더디게 갑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손으로 푼 직후에 머리가 가벼워지는 분이 있습니다. 메스꺼움과 피로는
그보다 천천히 움직입니다.
경과는 배를 눌렀을 때 손이 들어가는 깊이로 봅니다. 고무매트처럼 단단하던 배가
부드럽게 눌리기 시작하면 방향이 잡힌 것으로 봅니다.
스트레스가 몰리는 시기에는 다시 뻣뻣해지기도 합니다. 그 점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 판단의 한계는 무엇인가요?
두통에는 다른 원인이 훨씬 많습니다. 저희가 보는 것은 목과 가로막의
긴장이 관여하는 한 갈래입니다.
겪어 본 적 없이 갑자기 심한 두통, 열이 나며 목이 뻣뻣한 증상,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있으면 저희에게 오시기 전에 응급실이나 신경과가
먼저입니다.
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빈혈이나 갑상선, 혈당처럼 피 검사로 확인되는 것이 먼저
배제되어야 합니다.
같은 증상이신 분께
- 속이 불편한 것과 머리가 아픈 것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숨 쉴 때 쓰는 가로막이 굳으면 위장의 움직임이 함께 눌립니다.
- 배를 눌러 손이 어디까지 들어가는지를 봅니다.
- 손으로 푼 뒤 머리가 먼저 가벼워지고, 속과 피로는 천천히 움직입니다.
- 갑자기 심한 두통이나 팔다리 힘 빠짐이 있으면 응급실·신경과가 먼저입니다.
원인이 여럿이라 같은 진료에도 경과가 분마다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