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하면 잘 잔다", 밤의 전반전까지만 맞습니다
목차
술 한잔하면 금방 잠드는데, 새벽 3시쯤 눈이 떠지고 아침엔 잔 것 같지 않으셨다면
30초 핵심요약
- 자기 전에 마신 술은 밤의 전반전에 빨리, 깊이 잠들게 합니다. 여기까지는 사실입니다.
- 몸이 알코올을 분해한 후반전에는 반동이 옵니다. 자주 깨고, 잠이 얕아지고, 꿈이 많아지고, 새벽에 눈이 떠집니다. 건강한 사람도 같고, 많이 마실수록 심합니다.
- 술로 잠을 청하는 날이 사흘만 이어져도 잠의 구조가 바뀌고 내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 수면제와 술은 함께 드시면 안 되고, 코골이가 있다면 술이 수면무호흡을 키웁니다.
- 끊기 전에 먼저 해 볼 것: 마지막 잔은 잠자리 4시간 전까지, 사흘 연속은 피하기, 그리고 기록으로 비교하기.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 "맥주 한 캔 마셔야 잠이 와요."
- "금방 잠드는데 새벽 3시면 꼭 깨요."
- "아침에 일어나면 잔 것 같지가 않아요."
- "술 없이는 아예 못 잘 것 같아요."
잠이 안 오는 밤, 냉장고 문을 엽니다.
맥주 한 캔, 혹은 소주 반 병. 마시고 누우면 확실히 금방 잠이 듭니다. 그래서 어느새 습관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 분명 빨리 잠들었는데 새벽 3시쯤 눈이 떠지고, 그 뒤로는 얕은 잠과 꿈 사이를 오갑니다. 아침엔 잔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술 없이는 못 잘 것 같아서, 오늘 밤도 냉장고 문을 엽니다.
오늘은 이 습관을 들여다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드리면, 「술 마시면 잘 잔다」는 말은 밤의 전반전에만 맞고, 후반전에는 정반대가 됩니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건 사실인가요?
밤의 전반전만 보면 사실입니다. 그래서 함정이 됩니다.
불면증 치료 전문서들은 술이 잠에 미치는 영향을 두 단계로 설명합니다. 자기 전에 마신 술은 밤의 앞부분에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깊은 잠을 늘립니다.
그래서 잠이 안 오는 분들이 술에 기대기 시작합니다. 전문서에 소개된 조사에서도 술 문제를 겪는 분들의 절반 안팎이 「술이 잠드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전반전만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왜 새벽에 깨나요?
몸이 술을 분해하면서 되갚기 때문입니다.
밤이 깊어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고 나면, 일종의 금단 상태가 찾아옵니다. 전문서들은 이것을 반동이라고 부릅니다.
- 자주 깹니다.
- 잠이 얕아집니다.
- 꿈이 많아집니다.
- 새벽에 눈이 떠집니다.
알코올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도 똑같이 겪고, 마신 양이 많을수록 심해집니다. 전반전에 당겨 쓴 깊은 잠을 후반전에 이자까지 쳐서 갚는 셈입니다. 새벽 3시의 각성은 우연이 아니라 예정된 일입니다.
수면제 글과 위장약 글에서 반동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약이 하던 일을 몸이 되갚는 현상이었죠. 술도 같습니다. 빨리 재워 준 만큼, 나중에 깨웁니다.
매일 한 잔씩이면 괜찮지 않나요?
전문서들이 특히 강조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술이 잠의 구조를 바꾸고 내성과 금단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 사흘이라는 것입니다.
사흘 연속 술로 잠을 청하면 잠의 구조가 달라지면서, 술 없이는 잠들기 어려운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내성이 생기면 같은 양으로는 처음의 졸음이 오지 않아 양이 늘고, 결국 아무리 마셔도 잠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단계에 이릅니다. 이때쯤이면 술은 오히려 뇌를 깨우는 쪽으로 작용하고, 불면은 술을 마시기 전보다 더 깊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서들은 불면과 술을 서로를 키우는 관계로 그립니다. 못 자서 마시고, 마셔서 더 못 자고, 더 못 자서 더 마시고. 이 고리는 어느 지점에서 끊어도 되지만, 빨리 끊을수록 쉽습니다.
꼭 알아 두셔야 할 두 가지
첫째, 수면제와 술을 같이 드시면 안 됩니다. 둘 다 뇌를 가라앉히는 쪽으로 작용해서, 함께 들어가면 호흡이 억제되는 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면제를 드시는 날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코골이가 있다면 술이 그것을 키웁니다. 술은 목 주변 근육을 더 풀어지게 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심하게 만듭니다. 전문서들도 수면무호흡이 있는 분께 잠자리 전 음주를 줄이라고 권합니다. 술 마신 날 코골이가 유난하다는 가족의 말을 들으셨다면, 그 밤의 잠은 더 자주 끊기고 있었던 겁니다.
끊기 전에 먼저 해 볼 수 있는 것
첫째, 마지막 잔의 시각을 앞당기세요. 전문서들은 잠자리에 들기 적어도 4시간 전까지만 술을 마시도록 권합니다.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시간을 잠들기 전에 끝내, 반동이 잠든 뒤에 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저녁 식사 때 반주로 끝내고 잠자리까지 시간을 두는 방식입니다.
둘째, 사흘 연속은 피하세요. 매일 밤 술로 잠을 청하고 계시다면, 중간에 쉬는 날을 넣어 잠의 구조가 술에 맞춰 바뀌는 것을 막으세요.
셋째, 술이 하던 일을 대신할 도구를 준비하세요. 술이 하던 일은 긴장을 낮추고 몸을 데우는 것이었습니다. 잠자리 한두 시간 전 따뜻한 샤워, 조명 낮추기, 그리고 침대에서 말똥말똥하면 나왔다가 졸릴 때 돌아가는 침대 재훈련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술보다 느리지만 반동이 없습니다.
넷째, 기록으로 비교하세요. 수면 일지에 그날 마신 양을 함께 적고, 술 마신 밤과 안 마신 밤의 깬 횟수와 다음 날 피로를 나란히 보세요. 머리로 아는 것과 다른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도움이 먼저입니다
- 술 없이는 잠들 수 없다는 느낌이 몇 주째 이어지고, 마시는 양이 늘고 있다
- 아침에 손이 떨리거나 식은땀이 난다
- 술을 줄이려 하면 심한 불안이나 불면이 온다
이런 경우는 잠의 문제이기 전에 술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알코올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먼저 받으시길 권합니다. 저희에게 오셔도 같은 안내를 드리고, 그 치료와 함께 잠을 돌보는 역할을 맡겠습니다(잠들기 위해 술을 드시게 되었을 때).
저희는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째, 밤과 술을 함께 봅니다. 1~2주 수면 일지에 잠과 함께 마신 술의 양과 시각을 적어 오시면, 술이 밤을 어떻게 가르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혈액검사로 간 기능을 포함한 몸 상태를 확인하고, 복진·맥진으로 긴장과 각성의 상태를 봅니다.
둘째, 술이 하던 일을 다른 것으로 바꿉니다. 침·약침으로 밤까지 이어지는 긴장과 각성을 조절하고, 검사 결과에 맞춘 한약으로 잠드는 몸의 조건을 돕습니다. 마지막 잔의 시각, 쉬는 날, 잠자리 습관, 침대 재훈련을 함께 짜서 술 없이 잠드는 길을 만듭니다. 술을 줄이는 동안 잠시 잠이 더 끊길 수 있다는 것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 고비를 알고 지나는 것과 모르고 지나는 것은 다릅니다.
셋째, 일지로 확인합니다. 술 없는 밤에 깨는 횟수가 줄고 잠드는 시간이 짧아지는지를 함께 봅니다. 근거 없이 치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달라집니다
냉장고 문 대신 침실 문을 여는 밤. 새벽 3시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이어지는 잠.
저희가 목표로 하는 건 그것입니다.
술이 잠에 미치는 영향과 회복의 속도는 마시는 양과 기간, 몸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늘의 결론
술은 밤의 전반전에 재워 주고, 후반전에 깨웁니다. 마지막 잔은 잠자리 4시간 전까지, 사흘 연속은 피하고, 술이 하던 일을 다른 도구로 바꿔 가세요.
오늘 해 보실 일은 하나입니다. 일주일 동안 그날 마신 양과 밤에 깬 횟수를 한 줄씩 적어 보세요. 술 마신 밤과 안 마신 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전반전과 후반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기록을 들고 오시면 나머지는 같이 보겠습니다. 평일 저녁 8시 반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합니다.
자다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근거는 원장 칼럼 자다 깨는 것도 불면증입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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