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블로그/칼럼 › 허리디스크 · 척추관협착증
2026년 11월 1일

허리를 숙일 때,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가 접혀야 합니다

김지훈
의료 감수 김지훈 대표원장

양말을 신다가, 세수하다가 허리를 삐끗하셨다면

30초 핵심요약

  1. 디스크 속 압력을 직접 잰 연구에서, 서서 허리를 숙이면 서 있을 때의 약 2배였고 편하게 기대앉으면 서 있을 때보다 조금 낮았습니다.
  2. 같은 20kg 상자도 등을 굽혀 들면 약 4.6배, 무릎을 굽혀 몸에 붙여 들면 약 2.2배로 두 배 넘게 차이 났습니다.
  3. 몸을 앞으로 숙이는 동작의 주인공은 엉덩이 관절입니다. 골반이 굳으면 허리가 그 몫까지 대신 움직입니다.
  4. 배울 동작은 하나, 엉덩이를 뒤로 빼며 숙이기입니다. 들기·양말·세수·아침 첫 시간·재채기에 옮겨 씁니다.
  5. 이 글은 디스크 쪽 이야기입니다. 협착증은 숙이면 편한 병이라 조심할 동작이 다릅니다.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 "무거운 것도 아니고 휴지 줍다가 삐끗했어요."
  • "아침에 세수할 때가 제일 무서워요."
  • "앉아 있는 게 허리에 제일 나쁘다던데요."
  • "허리를 아예 안 숙이고 살아야 하나요?"

허리를 삐끗한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무거운 걸 들다가 그런 분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건 이런 때입니다. 양말을 신다가. 세수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다가. 아침에 아이를 안아 올리다가. 전부 별것 아닌 동작이었는데, 그 순간 허리에서 뭔가 어긋나는 느낌과 함께 다리가 당기기 시작합니다.

그 별것 아닌 동작이 왜 디스크에는 별것인지, 같은 동작을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적었습니다. 핵심은 한 문장입니다. 허리를 숙일 때 허리가 접히면 안 되고, 엉덩이가 접혀야 합니다.

자세마다 디스크는 얼마나 눌릴까요?

실제로 잰 연구가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허리 디스크 안에 아주 작은 압력 센서를 넣고, 하루 동안 여러 자세와 동작을 하며 디스크 속 압력을 쟀습니다. 서 있을 때를 1로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자세·동작 서 있을 때와 견주면
반듯이 눕기 약 1/5
편하게 기대앉기 조금 낮음
앉아서 허리를 최대한 숙이기 약 1.6배
서서 허리를 앞으로 숙이기 약 2배
20kg 상자를 무릎 굽히고 몸에 붙여 들기 약 2.2배
같은 상자를 무릎 굽혀 들기 약 3.4배
같은 상자를 등 굽혀 들기 약 4.6배

표에서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디스크를 세게 누르는 건 앉는 자세 자체보다 허리를 둥글게 숙이는 순간입니다. 흔히 앉아 있는 게 허리에 제일 나쁘다고 하지만, 이 측정에서 편하게 기대앉기는 서 있는 것보다 낮았습니다. 앉아서든 서서든 허리를 말아 숙일 때 압력이 올라갑니다.

둘째, 같은 무게라도 드는 방법에 따라 압력이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등을 굽혀 드느냐, 무릎을 굽혀 몸에 붙여 드느냐의 차이입니다.

정직하게 덧붙이면, 이 연구는 한 사람을 잰 거라 숫자 자체는 참고용입니다. 다만 숙일수록 압력이 커진다는 방향은 이전 연구들과도 맞아 믿을 만합니다.

그럼 숙이지 말고 살아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숙이는 방법을 바꾸면 됩니다.

진료실에서 이렇게 설명드립니다. 허리를 숙인다고 말하지만, 몸을 앞으로 숙이는 동작의 주인공은 엉덩이 관절(고관절)입니다. 골반이 앞으로 접히면서 상체가 내려가고, 허리는 그 위에서 제 모양을 지키는 게 정상입니다. 허리뼈는 크게 움직이기보다 버티도록 생긴 곳이라, 많이 움직일수록 불안정해집니다.

그런데 오래 앉아 지내거나 쪼그려 일하는 생활이 길어지면 골반 주변이 굳어 잘 접히지 않습니다. 그러면 몸은 숙여야 하니까, 움직이지 않는 골반 대신 허리를 둥글게 말아서 숙입니다. 매번 허리가 골반 몫까지 움직이는 겁니다.

그게 하루 수십 번, 몇 년 쌓이면 디스크를 뒤로 미는 압력이 되풀이됩니다. 양말을 신다 삐끗한 그 순간은, 몇 년 동안 허리가 대신 해 온 동작의 마지막 한 번이었던 셈입니다.

엉덩이로 숙이는 건 어떻게 연습하나요?

벽을 등지고 한 걸음 앞에 서세요. 무릎을 살짝 굽히고 엉덩이를 뒤로 밀어 벽에 닿게 해 보세요.

이때 허리는 둥글게 말리지 않고, 등과 허리가 한 판처럼 유지된 채 상체만 앞으로 기울어야 합니다. 허리로 숙이는 것과 엉덩이로 숙이는 것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는 연습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허벅지 뒤가 당깁니다. 그게 골반이 접히는 느낌입니다.

생활에서는 어떻게 바꾸면 되나요?

첫째, 물건 들 때.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뒤로 빼서 물건 가까이 내려간 뒤,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 다리로 일어납니다. 같은 상자도 등 굽혀 들 때와 몸에 붙여 들 때 압력이 두 배 차이였습니다. 무게를 줄일 수 없다면 거리를 줄이세요.

둘째, 양말 신고 세수할 때. 세면대 앞에서는 한 손으로 세면대를 짚고 무릎을 살짝 굽히세요. 양말과 신발은 앉아서 신거나, 한 발을 의자나 계단에 올려서 신으세요. 디스크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선 채로 허리를 말아 발까지 내려가는 동작만 피해도 아침이 달라집니다.

셋째, 아침 첫 한 시간. 같은 연구에서 디스크는 밤새 물을 머금어 아침에 압력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무거운 걸 들거나 깊이 숙이는 동작은 특히 조심하세요. 아이를 안아 올릴 때도 한 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식으로 하세요.

넷째, 앉을 때. 오래 앉는 것 자체보다 숙여 앉는 게 문제입니다. 등받이에 기대고,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자세를 바꾸세요. 완벽한 자세를 지키려 애쓰기보다 자주 바꾸는 편이 허리에 낫습니다.

다섯째,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 순간적으로 디스크 압력이 크게 오릅니다. 서 있다면 손으로 무릎이나 벽을 짚고, 허리를 말지 않은 채 하세요.

동작만 바꾸면 되나요?

동작 뒤에는 바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안 아프려면 두 가지, 근력과 유연성」이라고 말씀드립니다.

  • 유연성: 골반이 접히려면 허벅지 뒤와 엉덩이 주변이 부드러워야 합니다.
  • 근력: 허리가 제 모양을 지키려면 배와 엉덩이 힘이 받쳐 줘야 합니다.

힘은 있는데 유연성이 없어 허리가 대신 움직이는 분도 있고, 유연한데 받쳐 줄 힘이 없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모자란지에 따라 처방이 달라집니다.

한 가지 꼭 덧붙입니다. 이 글은 디스크 쪽 이야기입니다.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오히려 편해지는 병이라, 이름이 다르면 조심할 동작도 다릅니다(협착증 스트레칭 편). 내 다리 저림의 이름을 먼저 아는 게 순서이고, 구분하는 법은 다리가 저린데, 디스크인가요 협착증인가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대소변이 달라졌거나, 안장 닿는 자리가 무뎌졌거나, 발목·발가락 힘이 점점 빠진다면 동작 교정으로 해결할 일이 아닙니다. 바로 수술 평가를 받으셔야 하고, 저희에게 오셔도 같은 말씀을 드리고 바로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째, 어디가 움직이고 어디가 굳었는지 봅니다. 숙이는 동작을 직접 해 보시게 해서 허리가 접히는지 골반이 접히는지 보고, 엑스바디 체형검사로 골반과 척추의 정렬을 확인합니다. 다리 힘·감각과 위험 신호를 진찰하고, 필요하면 같은 건물 2층 영상의학과 협진으로 디스크 상태를 봅니다.

둘째, 굳은 곳을 풀고 허리가 쉬게 합니다. 침·약침으로 다리 통증과 허리 주변 긴장을 조절하고, 추나로 굳은 골반과 엉덩이 관절의 움직임을 되살립니다. 엉덩이로 숙이는 동작과 유연성·근력 운동을 방법과 횟수까지 정해 드리고, 다음 진료 때 함께 확인합니다.

셋째, 동작과 증상으로 확인합니다. 다리 통증 점수와 저림 범위, 숙일 때 허리가 접히지 않게 되었는지를 정한 때마다 봅니다. 근거 없이 치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달라집니다

양말을 신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들어 올리는 아침. 떨어진 물건을 보고 멈칫하지 않는 손. 허리가 더는 골반 몫까지 일하지 않는 몸.

저희가 목표로 하는 건 그겁니다.

동작이 몸에 배는 속도는 굳은 정도와 근력, 생활 여건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늘의 결론

디스크가 있다면 숙일 때 허리를 말지 말고 엉덩이를 뒤로 빼세요. 같은 동작이라도 어디를 접느냐에 따라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오늘 해 보실 일은 두 가지입니다.

  • 양말을 신거나 세수할 때 내가 어디를 접어서 숙이는지 한 번 살펴보세요. 허리가 둥글게 말리는지,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지.
  • 벽을 등지고 엉덩이를 뒤로 빼 벽에 닿는 연습을 열 번만 해 보세요.

그 느낌을 들고 오시면 유연성과 근력 가운데 어느 쪽이 모자란지 같이 가려 드리겠습니다. 평일 저녁 8시 반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합니다.

디스크가 저절로 흡수되는 경과와 근거는 원장 칼럼 터진 디스크는 저절로 줄어들기도 합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네이버로 예약하기 · 전화 053-716-1175


참고문헌

Wilke HJ, Neef P, Caimi M, Hoogland T, Claes LE. New in vivo measurements of pressures in the intervertebral disc in daily life. Spine. 1999;24(8):755-762. PMID: 10222525

고민되는 증상이 있으신가요?

당당한의원 대구수성점에서 1:1 맞춤 상담을 받아보세요.

김지훈

김지훈 대표원장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계속 불편하신 분들을 봅니다. 배를 눌러 보는 복진과 혀를 살피는 설진, 맥을 짚는 맥진으로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확인한 것을 숫자로 남겨 다음 진료 때 비교합니다. 통증은 아픈 자리만 보지 않습니다. 발이 땅을 딛는 방식과 턱의 균형, 걸음걸이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치료 방향을 설명드릴 때는 어느 학술지의 어떤 연구인지 함께 말씀드립니다. 확인하실 수 있어야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진 소개 더보기 →
/* v1.35.6 cache-bust 177527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