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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6일

디스크 수술, 해야 할까 말까 — 결정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볼 네 가지

김지훈
의료 감수 김지훈 대표원장

수술을 대신 정해 드리는 글이 아닙니다. 정할 수 있게 해 드리는 질문입니다

30초 핵심요약

  1. 심한 다리 통증 환자를 바로 수술한 쪽과 먼저 지켜본 쪽으로 나눈 시험에서, 1년 뒤 결과는 같았고 수술 쪽이 약 2배 빨리 덜 아파졌습니다. 응급이 아니라면 수술은 고르는 문제입니다.
  2. 첫째 질문, 기다리면 안 되는 신호가 있는가. 대소변 이상이나 안장 닿는 자리 감각 저하가 있으면 고를 일이 아닙니다.
  3. 둘째 질문, 다리 힘이 점점 빠지고 있는가. 통증은 오르내려도, 힘이 주마다 약해지면 확인이 먼저입니다.
  4. 셋째 질문, 빨리 덜 아픈 것이 지금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여기서부터가 진짜 선택이고, 어느 쪽도 틀리지 않습니다.
  5. 넷째 질문,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무엇으로 확인할 것인가. 기간과 기준을 처음부터 정해 둡니다.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 "수술해도 되고 지켜봐도 된다는데, 그럼 저는 뭘 해야 하죠?"
  • "인터넷엔 수술해서 살았다는 사람, 후회한다는 사람이 반반이에요."
  • "밤마다 MRI 사진을 다시 보게 돼요."
  • "기다려 보자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는 아무도 말을 안 해 줘요."

「수술하셔도 되고, 조금 더 지켜보셔도 됩니다.」

이 말을 들으면 오히려 더 막막해지십니다. 차라리 「무조건 하세요」나 「절대 하지 마세요」였다면 고민이 덜했을 텐데요.

이 글은 협착증 수술 질문 편, 무릎 주사 질문 편에 이어지는 질문 글입니다. 이번에는 의사에게 묻는 질문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입니다.

먼저, 이 고민의 바탕이 되는 시험 하나

네덜란드에서 디스크 때문에 6~12주째 다리가 심하게 아픈 환자 283명을 두 길로 나눴습니다. 한쪽은 곧바로 수술했습니다. 다른 쪽은 수술 없이 치료를 이어 가다가,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1년 뒤 다리 통증, 일상의 불편, 스스로 느끼는 회복 정도 모두 차이가 없었습니다. 2년 뒤에도요.

다른 건 속도였습니다. 바로 수술한 쪽이 다리 통증에서 약 2배 빨리 벗어났습니다. 수술 없이 시작한 쪽은 10명 중 4명 정도(39%)가 중간에 수술을 받았고, 나머지는 수술 없이 회복했습니다.

도착하는 곳은 같고, 빨리 가는 길과 천천히 가는 길이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물어야 할 건 「수술이 맞나 틀리나」보다 「지금 나에게 어느 길이 맞나」입니다. 시험의 자세한 내용과 한계는 디스크 수술 편에, 천천히 가는 길에서 디스크가 줄어드는 원리는 디스크 흡수 편에 적어 두었습니다.

첫째 질문, 「기다리면 안 되는 신호가 있는가?」

여기에 「예」라면 나머지 질문은 필요 없습니다.

  • 소변이나 대변을 보기 어렵거나 참기 어려워졌다
  • 엉덩이·사타구니·허벅지 안쪽 감각이 무뎌졌다

이때는 고민하실 것 없이 바로 수술 평가를 받으셔야 합니다. 저희에게 오셔도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둘째 질문, 「다리 힘이 점점 빠지고 있는가?」

통증과 저림은 기다리는 동안 좋아졌다 나빠졌다 합니다. 그건 흔한 일입니다.

힘은 다릅니다.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 발끝으로 서는 힘이 지난주보다 이번 주가 약하다면 지켜보지 말고 확인하셔야 합니다. 힘이 빠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 수술 상담을 서두르시는 게 맞습니다.

셋째 질문, 「빨리 덜 아픈 것이 지금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여기서부터가 진짜 선택입니다.

시험에서 드러난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빨리 덜 아프게 해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 그 속도가 내 생활에서 얼마나 큰 값인지 따져 봐야 합니다.

일을 오래 쉴 수 없나요? 돌봐야 할 가족이 있나요?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고,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가요? 그렇다면 빨리 가는 길을 고르는 건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입니다.

반대로 통증이 견딜 만하고 생활이 그럭저럭 굴러간다면, 천천히 가는 길도 같은 곳에 닿습니다. 어느 쪽도 틀린 선택이 아닙니다.

원장의 경우. 저도 디스크 수술을 받았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종종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터진 디스크가 시간이 지나면 대개 가라앉는다는 건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다리가 당겨 오래 걸을 수가 없었고, 일상이 너무 힘들어서 그 시간을 기다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빨리 가는 길을 골랐습니다. 그러니 제가 「수술은 나쁘다」고 말씀드릴 이유도, 「무조건 기다리세요」라고 말씀드릴 이유도 없습니다. 디스크가 얼마나 튀어나왔느냐보다 지금 생활이 얼마나 힘드냐가 이 결정의 기준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건 제 경우이고, 사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넷째 질문,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무엇으로 확인할 것인가?」

천천히 가는 길을 골랐다면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다림은 무작정 버티기가 아닙니다. 다리 통증이 4~12개월 이어진 환자들을 나눈 다른 시험에서는 수술한 쪽이 6개월 뒤 다리 통증이 더 적었습니다. 오래 끌기만 해서 좋을 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해 둡니다. 몇 주 뒤에 다시 볼지, 그때 무엇이 좋아져 있으면 이어 가고 무엇이 그대로면 수술 상담을 받을지. 기준은 네 가지면 됩니다.

  • 다리 통증 점수
  • 저림이 내려가는 범위
  • 쉬지 않고 걷는 시간
  • 다리 힘

저희는 천천히 가는 길을 함께 걷습니다

수술이 나은 경우부터 먼저 말씀드립니다. 위험 신호가 있거나, 힘이 빠지는 쪽으로 가거나, 정한 기간 동안 좋아지지 않거나, 빨리 회복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다면 해당 진료로 연결해 드립니다.

천천히 가는 길을 고르셨다면 저희가 하는 일은 이렇습니다.

첫째, 확인합니다. 위험 신호와 다리 힘·감각을 진찰로 보고, 필요하면 같은 건물 2층 영상의학과와 협진해 디스크 상태를 봅니다.

둘째, 견딜 만하게 만듭니다. 침·약침으로 다리 통증을 덜고, 신경 상태를 확인한 범위에서 추나로 굳은 움직임을 다룹니다. 누워만 계시지 않도록 걷기와 일상 활동을 이어 가는 계획도 함께 세웁니다. 디스크로 오래 다리가 아팠던 환자를 진짜 침과 가짜 침으로 나눈 최근 시험에서 진짜 침 쪽이 다리 통증을 더 줄였고 그 차이가 1년간 이어졌습니다. 한 나라에서 만성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셋째, 정한 때에 기록을 견줍니다. 넷째 질문에서 정한 네 가지를 처음과 비교해, 좋아지는 쪽이 아니면 같은 치료를 되풀이하지 않고 수술 상담을 안내합니다.

이렇게 달라집니다

MRI 사진을 꺼내 보며 잠 못 드는 밤 대신, 「이 길로 가기로 했고, 언제 다시 확인한다」는 계획이 있는 밤.

어느 길을 고르시든 내가 고른 길 위에 서 있다는 확신. 저희가 목표로 하는 건 그겁니다.

디스크 상태와 증상, 생활 여건에 따라 맞는 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늘의 결론

응급 신호와 점점 빠지는 힘이 없다면, 디스크 수술은 내 생활에 맞춰 고르는 문제입니다. 기다리기로 했다면 기간과 기준을 처음에 정해 두십시오.

오늘은 네 가지 질문에 한 줄씩 답을 적어 보세요. 특히 셋째, 「빨리 덜 아픈 것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답이요. 그 메모와 MRI 판독지를 들고 오시면, 어느 길을 고르시든 그 길의 계획을 같이 세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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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Peul WC 외. Surgery versus prolonged conservative treatment for sciatica.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7;356(22):2245-2256.
  2. Peul WC 외. Prolonged conservative care versus early surgery in patients with sciatica caused by lumbar disc herniation: two year results of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MJ. 2008;336(7657):1355-1358.
  3. Bailey CS 외. Surgery versus conservative care for persistent sciatica lasting 4 to 12 month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0;382(12):1093-1102.
  4. Tu JF 외. Acupuncture vs sham acupuncture for chronic sciatica from herniated disk: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Internal Medicine. 2024;184(12):141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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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김지훈 대표원장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계속 불편하신 분들을 봅니다. 배를 눌러 보는 복진과 혀를 살피는 설진, 맥을 짚는 맥진으로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확인한 것을 숫자로 남겨 다음 진료 때 비교합니다. 통증은 아픈 자리만 보지 않습니다. 발이 땅을 딛는 방식과 턱의 균형, 걸음걸이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치료 방향을 설명드릴 때는 어느 학술지의 어떤 연구인지 함께 말씀드립니다. 확인하실 수 있어야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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